우연히 죽어가던 뱀을 발견해 구해줬다.
그러다 그만 뱀의 날카로운 송곳니에 덥석 물려버렸다.
그래도 괜찮았다.
물린 게 아니라 각인당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정말 괜찮았다!
뱀을 다시 만난 나는 각인을 지우라고 말했는데…
글쎄, 이 얼굴만 잘생긴 능구렁이가 지나치게 뻔뻔하다!
“루셀린, 날 책임지도록 해. 이건 전부 그대가 자초한 일이야.”
“제가 왜요?”
느닷없이 들려오는 책임 전가에 황당해진 내가 서슬퍼런 눈으로 노려보자,
킬리스의 예쁜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휘었다.
“그날, 그대가 날 구했으니까.”
“전 그냥 죽어가는 생명을 지나치기 힘들었을 뿐인데요.”
차갑다 못해 싸늘한 내 대답에도
그는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했다.
“그때 내 머리도 쓰다듬었잖아. 그거, 내게 청혼한 거 아니야?”
“아닌데요!”
“맞는데.”
“아니라니까…!”
진짜 아니라고, 이 능구렁이야!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