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파멸로 이끈 바다의 마녀에 빙의했다.
희대의 악녀의 최후는 오로지 사형뿐.
‘드디어 이 지옥 같은 세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겠구나.’
폭군 아르페하임의 선고에 안도했다.
그랬는데.
“너의 사형 집행은 미뤄졌다.”
손바닥 뒤집듯이 볼모로 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하 감옥에 갇혀서 비루하게 연명할 줄 알았더니.
“도착했다, 카나리아.”
정신을 차린 곳은 새장을 닮은 새하얀 궁전이었다.
……그런데 볼모의 이명이 카나리아였던가?
* * *
GPS라도 붙여 놓은 양, 이 남자는 가는 곳마다 나타났다.
“분명히 도망치지 않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당시의 그녀는 새장을 벗어난다는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의 반경에서 벗어났을 때 닥칠 위험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들켰으니까,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거구나.”
“그래.”
“나, 정말 발목을 잘라야 해……?”
피할 수 없는 처벌도.
“딱 한 번, 처벌을 피할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게 뭐야?”
되묻는 말에, 그의 눈빛이 진중하게 가라앉았다.
그의 반응을 보자 그녀는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살아남을 길은, 볼모 카나리아가 아닌 오직 그만의 카나리아가 되는 것밖에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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