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배신자.”
“더러운 반역자의 딸.”
“역겨운 야만족과 손을 잡은 자.”
한때 온 제국민의 사랑을 받고 록센의 황후가 될 거라 추앙받았던 줄리아나 세인트 로반에게 붙여진 이름이었다.
“신 앞에서 참회할 기회를 주겠다.”
죽기 직전 황제가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 배신도 모자라, 새로운 신탁의 주인을 옆에 끼고서.
‘나보고 신 앞에 참회하라고?’
그 누구보다 신실했고 순종적이었으며, 록센을 사랑했던 내게?
“나, 줄리아나 세인트 로반은 과거의 어리석었던 내게 작별을 고한다.”
그렇게 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2년 전, 100년 만에 찾아온 발렌티노의 일식을 보기 전까진.
“내 아버지를 꾀어 반역을 일으킨 원수.”
마족의 피를 이어받은 북부의 주인, 카이런 율리시스 바이젠 공작.
정해진 미래를 바꾸기 위해 원수인 그자를 가져야겠다.
‘살기 위해서 내가 먼저 배신하고 다 이용해 주겠어. 원수와 손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줄리아나 세인트 로반, 나를 마음대로 이용할 권리를 그대에게 주지.”
그런데 웬걸?
내 검은 속셈도 모르고 냉혈한인 줄만 알았던 아슬란의 검은 늑대가
스스로 제 목줄을 내 손에 쥐여 준다.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얼굴을 하고.
이보세요, 늑대님.
한 입 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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