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패한 대가로 왕국의 멸망을 함께하게 된 하루살이 왕녀, 샤르티 크리아넷.
그녀에게 지워지지 않는 흉터와 트라우마를 함께 남겼던 제국의 대공, 레오델트 그웬드힐.
이미 끊어졌다고 생각한 악연이 4년 후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재회한다.
“기억이 안 난다. 아무것도.”
기억을 잃은 정체불명의 환자, ‘렌’.
사람들 눈을 피해 산속에 홀로 사는 의사. ‘샤’.
“기억을 찾을 때까지만. 아니면 내 이름, 적어도 이름이 기억날 때까지만이라도 나를 데리고 있어 주었으면 한다.”
<난 그쪽하고 편하게 지낼 생각 없어요.>
경계심과 호기심.
서로를 기억하지 못한 채 렌은 동정받기 위해 연기하고, 샤는 정을 주지 않으려 거리를 두고자 한다.
그러나 함께 지내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의 비밀과 아픔을 공유하게 되고, 아슬아슬하던 마음은 결국 서로를 품는데…….
“네 번째라는 게 기쁘긴 처음이군. 내가 왼손 약지라는 거니까.”
<맹세할게. 언젠가 렌이 날 잊더라도, 내가 먼저 찾아가겠다고.>
두 사람이 만난 지 1년째 되던 날.
인연이라 착각했던 악연이 다시금 되살아나고, ‘렌’은 잿더미가 되어버린 신혼집과 함께 흔적도 없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