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전남편과의 두 번째 결혼은 오직 임신을 위해서였다.
불행한 결혼 생활. 무정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유일한 희망.
그 아이만 바라보던 첫 번째 생은 정체 모를 괴한에 의해 끝났으므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텐데.’
그렇게 기적처럼 얻은 두 번째 생은, 사랑을 갈구하던 전생과 달리
오로지 아이를 다시 만나겠다는 일념하에 그와 결혼을 선택했다.
“딱 일 년만 나와의 결혼을 유지해 줘요.”
그 대가는, 그가 원하는 대로 10년 전 사건의 비밀을 알아내는 데 협조하겠다는 것.
그렇게 계약으로 묶인 이름뿐인 부부라고 생각했는데….
“반드시 첫날밤을 치를 필요는―”
“내가 원해.”
그는 전생과 달랐다.
*
아이만 갖게 되면 조용히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도 만난 그의 내연녀를 보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여자, 당신이 사랑하게 될 여자예요.”
전생의 악연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꺼낸 말에 돌아온 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 계약이 끝날 때까지 당신은 내 아내야.”
“…….”
“난 이런 짓, 이보다 더한 짓, 전부 당신이랑만 할 거고.”
어째서인지 섬뜩한 집착을 드러내는 그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잊지 마, 블레어.
그는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러니 이번 생엔…
내가 먼저 당신을 떠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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