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물 여주 그만두겠습니다 [단행본]

후회물 여주 그만두겠습니다

나는 악역이 되기로 했다. 그것도 아주 나쁜 악역이 되기로.
남자 주인공과 가족에게 이용당하고 상처만 받다가 마지막에 모두가 사과하며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후회물 소설에 빙의했다.
해피 엔딩. 그것이 정말 해피 엔딩인가?
여주의 몸에 빙의한 이상 쓸데없는 역경은 애당초 다 물리치고, 내가 우는 대신 남의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해 주리라 마음먹었다.
의붓언니 마넷의 파티 날, 드레스를 감추고 마넷도 가둬 버린 후
의심받지 않을 동선을 위해 이 층 발코니에서 뛰어 내리려는데…….
“뭐야. 벤크번드 여자들은 자살을 이 층에서 하나.”
형형한 에메랄드빛 눈동자.
원작의 흑막인 세실에게 목격당하고 만다.
세실은 당황해서 미끄러진 데이를 가볍게 받아 든 것으로 모자라, 호기심 넘치는 눈으로 데이를 주시하는데.
“나한테 잘 보이고 싶지 않아? 야밤에 이 층에서 뛰어내리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취직처를 알아봐 줄 수도 있는데.”
“아, 귀족 나으리 당신 저택? 그런데 어떡하지. 나 같은 좀도둑을 거뒀다간 가진 거 다 털리고 말걸.”
빈정거림에도 세실은 싱긋 웃었다.
“그러면 합법적으로 신문할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나랑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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