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널 가질까.
네 마음을 가질 수 없다면. 몸을 온전히 내 것으로 취할까.
만민 앞에 당신이 내 것이 되었노라 선포하고, 그 어느 곳으로도 도망치지 못하도록 침실 안에 가둬 넣을까.
평생토록.
***
부모님은 스스로를 혁명군이라 일컫는 반란군에게 참혹히 살육을 당했다.
조국을 악으로 썩히는 기생충이라 손가락질받으며.
그들은 이것이 신의 뜻이며 세상의 정의라 외쳤다.
홀로 살아남은 로셸 코토프는 카스티야로 향하는 여객선에 숨어들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제 부모를 죽인 남자와 똑같은 얼굴을 한, 예브게니를 마주친다.
"나는 널, 결코 사랑하지 않을 거야. 예브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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