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님과 마구간지기 [독점]

마님과 마구간지기

‘살고 싶다면 아무 남자의 아이나 임신한 다음 그 아이가 자작의 핏줄이라고 속여, 에디트.’
늙은 자작에게 팔려 왔다 유산을 노린 자들의 계략에 휘말린 에디트. 
자작가의 족쇄가 채워진 그때, 한 남자가 사나운 포식자의 눈을 하고 나타났다.
“저들을 속여 나를 취하는 척해 줘, 발터. 내가 이용당하지 않도록.”
“지금 거래하자는 건가, 나랑?”
한낱 고용인이면서 자작보다 더 귀족적인 외모를 지닌 남자. 기억을 잃은 채 자작저에 감금된 마구간지기 발터. 
하지만 에디트는 알았다. 발톱을 숨긴 채 기다리던 그라면, 저들의 목을 기꺼이 물어뜯어 주리란 걸.
“지장까지 찍었으니 거래는 성사됐어, 에디트.”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임시 동맹. 하지만 허벅지 위로 남은 그의 손자국은 델 듯이 뜨거웠다. 
* * *
“내다 버린 새끼가 멋대로 기어들어 와서 마음에 안 드나 보네, 에디트.”
그녀에게 이유도 모른 채 쫓기듯 내보내진 게 얼마 전. 
발터는 그 미운 입술을 핥아 훔치며 생각했다. 
“딴 놈이 있다더니 이쪽은 별로 도움을 못 줬나 봐.”
입맞춤 한 번에 눈이 풀리는 걸 보니 그녀가 그날 밤을 그리워했을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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