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네에게는 아주 특별한 책이 한 권이 있다.
『신의 부름의 받은 소녀』
그리고 그 책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는 헬레네의 미래는 이렇다.
책의 주인공인 사촌 여동생 마리아에게 가족들과 남편의 사랑을 빼앗기고,
“…뭐, 전 약혼자한테 추근대다 홀란트 백작 영애로 착각 당해 죽었다나 뭐라나.”
끝내 죽음을 맞이하는 엑스트라.
그게 바로 헬레네의 역할이었다.
헬레네는 끔찍한 미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고, 발버둥 끝에 책에서 벗어나 평온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지만 그것도 잠시뿐.
“기억이든 뭐든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아. 난 네가 좋아. 네 곁에 있고 싶어.”
어느 날 갑자기 기억을 잃은 남편 프란츠가 나타나 사랑을 이야기하고,
[우리 함께, 세계를 구하자꾸나.]
슬쩍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자칭 ‘신’이라는 고양이는 세계를 구해야 한다며 그녀의 삶을 뒤엎는데…….
꼬일 대로 꼬인 헬레네의 인생은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나랑 얽히면 책 속의 미래가 또다시 다가올까 걱정하는 거겠지.”
“그걸 알면서도 지금……!”
“쥬스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했어.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이상 절대 그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
프란츠는 믿음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맹세할게. 널 등지지 않겠다고. 그리고 네 운명을 정해진 대로 흘러가게 놔두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