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째인지도 모를 고백은 언제나 그렇듯 너를 화나게 하기 위한 고백이었다. 그러니 넌 평소처럼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내게 마법을 날려야 하는데…….
“뭐라고? 나 잘못 들은 거 같아.”
“이때는 멀쩡했던 것 같은데. 결혼하자고.”
에이샤는 그녀의 귀 옆에서 손가락을 튕기는 악우를 바라보며 입술을 떨었다. 미쳤나?
“쯧, 특별히 이 몸이 결혼해 주지.”
천재적인 재능과 반비례하는 인성을 지닌, 제국의 제일가는 마법사이자 그녀의 소꿉친구인 킨이 드디어 머리가 어떻게 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런 킨의 변화는 이 사람 때문인 것 같은데.
평민 출신이지만 이상하게 주변 귀족들의 환심을 가득 사고 있는 흑발의 남자가 친절한 미소와는 어울리지 않는 서늘한 눈으로 에이샤를 훑어내렸다.
“…우리, 이전에 뵌 적이 있을까요?”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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