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쟁터에 나가는 짝사랑 상대를 꿈결에 덮쳤다.
20년간 남장여자로 사느라 속앓이하며 바라만 본
군사학교 동기 에스테반.
“로빈, 내가 갖고 싶었구나.”
놈의 목울대가 한번 묵직하게 오르내렸다.
……자각몽이 만들어낸 형상이라기엔 너무나도 또렷했다.
이게 정말 꿈인지 의심하려던 찰나.
“그럼 가져. 전부 줄 테니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말을 꺼낼 새도 없이 숨결을 전부 빼앗겼기 때문에.
***
후방에서 장교로 복무하던 차에, 전방으로부터 소식이 들려왔다.
높으신 분의 아들이 우리 부대로 옮겨 온다고. 오른팔을 다친 데다 실어증까지 앓고 있다고.
“……에스테반?”
불길한 예감은 적중했다.
재회한 다음 날, 대령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지시가 내려왔다.
“2인용 막사 줄 테니까, 24시간 딱 붙어서 밀착 관리해. 극단적인 생각 못 하시도록.”
“예?”
“잠도 같이 자라.”
아찔한 동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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