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들키지만 마. 네 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어릴 적 앓은 열병으로 머리카락이 하얘진 평민 출신의 고아 ‘멜 슬로피’.
정신이 온전치 못한 헤븐 공작은 머리색이 비슷한 그녀를 자신의 딸 ‘블레리아’라고 착각하고,
소공작은 아버지가 미쳤다는 소문을 막기 위해 멜에게 블레리아인 척하라고 명한다.
그렇게 멜은 블레리아로 살며 올나이트 공작가의 자제 ‘고페르’와의 약혼을 준비하는데…….
“블레리아.”
“……네.”
“대답하면 안 되죠. 블레리아 헤븐도 아니면서.”
진실을 안 고페르의 추궁에, 멜은 발각된 자신이 죽게 될 거라 생각하지만.
“결혼해요, 블레리아. 내가 당신을 진짜로 만들어 줄게요.”
그는 오히려 멜의 비밀을 지켜 주겠다고 맹세한다.
***
고페르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참석한 무도회에서 멜은 자신과 외형이 비슷한 ‘에오스 리체’를 보고 놀라고 만다.
게다가 그녀는 어린 블레리아의 초상화에서 보았던 목걸이까지 가지고 있었다.
‘똑같아. 진짜가 살아 있던 걸까? 그러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불안감에 휩싸인 멜을 더욱 괴롭게 하는 것은, 에오스의 등장 이후 그녀가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었던 고페르의 태도가 점점 차가워져 간다는 사실이었다.
고페르와의 결혼으로 ‘진짜’ 블레리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멜.
코앞까지 다가온 파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 멜은 ‘선택’해야만 한다.
블레리아 헤븐으로 죽거나, 멜 슬로피로 도망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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