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댓바람부터 재수 없는 얼굴을 본 탓에 속이 좋지 않았다. 한동안은 그 잘난 얼굴이 브라이튼의 모든 신문 가판대를 차지하겠지.
“보셨어요? 랭커스터 공작이 변경에 숨어든 반역자를 몰살하고 어제 막 귀환했대요.”
“…….”
“멋지지 않아요? 폐하께서 시키신 일은 뭐든 완수해내는 사냥개. 잘난 얼굴에 신비한 능력까지 가진….”
개자식이지.
가족, 작위, 영지, 그리고 간신히 얻은 직업까지.
셜린은 모든 것을 앗아 간 빌어먹을 가문의 젊은 수장을 머릿속에서 벅벅 지워냈다.
그렇게 다시는 엮일 일이 없기를 바랐다.
바람이 무색하게도, 집도 직장도 잃게 된 날 그와 마주쳐버렸지만.
“금전적인 건 필요하지 않으니, 이건 어떻습니까?”
새로운 집과 직장에 대한 대가는 수상했다.
“하루에 십 분씩 제게 손을 내어주는 겁니다.”
인생이 탄탄대로일 줄만 알았던 랭커스터 공작은 능력을 대가로 지독한 두통에 시달린다.
해결책은 무력화 능력을 가진 셜린과 접촉하는 것.
“돈보다 훨씬 나은 대가라고 생각하는데, 그대는 어떻습니까?”
모두가 선망하는, 역겹도록 잘난 얼굴을 노려보았다.
원수 같은 첫사랑과 매일같이 마주하게 될 시작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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