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소설, 그것도 피폐 집착물의 엑스트라가 되었다.
내 역할은 옆집의 여주인공을 간간이 도와 말을 섞는 게 전부.
이제 곧 여주인공이 흑막을 줍고 집착을 받는 원작이 시작될 터였다.
분명 그래야만 했는데…….
“……왜 여기에 누워 있는 거야?”
흑막은 여주인공이 아닌 내 집 앞에 쓰러져 있었다.
*
내가 알던 원작과 달라졌다.
여주인공은 피폐하지 않았고 흑막도 집착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모든 게 완벽해 보였지만, 대신 큰 문제 하나가 생겨 버렸다.
“약속했잖아요. 우리 다시 만나면 서로 이름으로 불러 주기로.”
나를 향해 그가 간절하게 손을 뻗었다.
“베오르트, 이젠 이름으로 불러 줘요.”
아무래도 흑막은 날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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