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안 끝났어.”
내 부탁에 응해줄 리 없는 그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미 그에게 길들여진 몸은 그가 원하는 대로 반응하고 있었다.
한계를 넘어선 몸이 버티지 못하고 부서질 거 같아서 흐느끼며 그를 불렀다.
“도련님……!”
도련님이라고 부를 때마다 민주혁의 얼굴이 굳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내 도련님.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날 미치게 만들었던 도련님. 한때 내 전부였던 도련님.
나는 민주혁이 나를 바라봐주고 흥미를 가져준다는 거에 기뻐했었다.
엄마가 망가지기 전까지.
*
아련한 짝사랑? 웃기지도 않지.
모든 걸 잃어버리고 나서야 바보처럼 깨달았다. 사랑은 허무하고 가치 없다는 것을.
그는 이제 내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넌 예전이나 지금이나 내 거야.”
그에게 스며들지 않을 것이다. 스며들기 전에 완벽한 복수를 해줄 것이다.
그가 나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다시는 나와 아이를 찾지 못하도록 떠날 것이다.
그가 날 버렸을 때처럼.
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
우리의 재회가 그의 오랜 계략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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