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휩쓸리다 [독점]

지독하게 휩쓸리다

“씹고 싶은 건, 이쪽인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우영을 지독히도 닮은 남자, 차진언. 
그가 어이없는 소릴 지껄이며 인혜의 입술을 주시했다.
삐익!  
그 순간 머릿속으로 찢어질 듯한 경고음이 울렸다. 깜짝 놀란 인혜가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러나 곧 벽에 막혔다.
“신고하려면 해.” 
다시 한 발짝 다가선 남자가 인혜의 턱을 쥔 채 그대로 입술을 집어삼켰다.
찰싹!
가까스로 남자를 밀어낸 인혜가 있는 힘껏 그의 뺨을 후려쳤다. 남자의 고개가 사정없이 옆으로 돌아갔다.
“못할 것 같니?” 
“하라고, 그러니까.” 
남자가 살짝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인혜의 눈을 끈질기게 응시했다. 
“죽었던데, 그 자식.” 
그의 입술이 목소리만큼이나 사납게 뒤틀렸다. 씩씩거리고 있던 인혜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출 만큼.
남자와 일탈 같은 밤을 보낸 인혜는 결국 그에게 휩쓸리고 만다. 
 
인혜에게 그날이 다시는 없을 일탈이었다면,
진언에게 그날은 다시 없을 완벽한 밤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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