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고마우면 몸으로라도 봉사를 좀 해 보라고.”
팔려가듯 시작했던 계약 결혼.
악몽 같던 3년을 채우고, 찬휘와의 관계가 끝났다.
또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이다.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마음먹고 그에게서 달아났는데,
그 남자는 또다시 수아를 찾아왔다.
“왜 여기 있냐고 물었잖아요.”
“당신이 다시 필요해졌어.”
찬휘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아, 참. 당신 오빠 말이야. 다시 도박을 하는 것 같던데. 빚이 어마어마해.
그리고 언니라는 사람은 연락도 되지 않고.”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남편이 아내를 취하는 데 시간은 상관없지 않아?”
그는 마른 입술을 혀끝으로 쓸었다.
늘 두려웠다.
그의 손길에 느끼지 않으려 발버둥 치면 칠수록 짜릿하게 흐르는 전율은 수아의 몸을 들끓게 만들었으니까.
손가락 사이사이로 재미있는 인형을 탐하는 아이처럼 그의 손길은 야릇하고 느렸다.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 이렇게 젖어 있으면 안 되잖아.
꼭 사탕이라도 달라고 보채는 어린아이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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