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캔들 방지용이었다.
더 정확히 말해 스캔들 방지용 아내였다.
그에겐 사생활을 ‘은폐할’ 아내가 필요했고, 난 가족을 보호해 줄 ‘막’이 필요했다.
그가 내민 반지와 계약서로 존재감 없던 난 하루아침에 사모님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저는.”
“있는 그대로.”
“네?”
뭘 있는 그대로란 말이지? 태준의 대답이 이해 가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되물었다.
“민태준의 사랑스러운 아내라는 걸 보여주면 돼.”
“아, 네…. 그거요.”
입술에서 뗀 커피잔을 허공에 멈춘 서아가 고개를 끄덕여 작게 답했다.
“왜? 다른 걸 기대했어?”
농담 같은, 여유로운 음성에도 민태준은 충분히 서아를 압박했다.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하라는 듯 태준이 무심한 눈동자가 서아를 훑어보며 침묵했다.
“거짓으로 하려니 힘들어?”
순간, 서아의 얼굴빛이 붉게 변하는 듯싶더니 그녀의 도톰한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놀림당하는 것 같다는 기분에 서아가 일부러 다부진 목소리로 대꾸했다.
“걱정하시지 않도록, 할게요.”
“좋아. 똑똑해서 다행이야.”
그제서야 태준의 목소리에서 만족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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