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묘한 그를 주웠다 [단행본]

어느 날, 묘한 그를 주웠다 완결

돈, 술, 여자, 명예.
최주혁의 인생은 그 어떤 것도 아쉬워 할 위치가 아니었다.
바로 어제까지는.
“내가 진짜 처음 보는 길 고양이한테 10만원을 넘게 써 보고. 내가 어렸을 때 강아지 키운다 하면 우리 엄마가 알레르기 때문에 안 된다고 그렇게 말리시더니……. 결국 다 돈 때문이었잖아?”
‘이 여자가 뭐라는 거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올려보니, 지안의 얼굴이 아주 크게 보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보다 작았던 그녀가, 지금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커져 있었다.
“얘 왜 이렇게 승질이 더럽대? 야, 내가 너 때문에 오늘 쓴 돈이 얼마인 줄 알아?”
“냐아아앙!”
‘그게 얼마든 100배로 갚을 테니까 내려 줘!’
왜 내가, 이 여자의 고양이가 되어 있냐고! 
***
“내가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거든.”
“연애요?”
“네 말대로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이 모양 이 꼴이고.”
주혁의 진지한 자기 고백에 지안은 그의 말을 경청했다.
‘그래. 서지안을 이용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송 실장님?”
심각한 얼굴로 동네 길고양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주혁의 모습에 지안이 의아하다는 듯이 그를 불렀다.
하지만, 주혁은 다시 그 길고양이에게서 시선을 떼더니 지안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이런 나랑 만나 볼 거면 그렇게 해 보든가.”
“……네?”
“정확히 말하자면… 연애해 보자고. 서지안 당신이랑 나.”
지안은 자기가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의심하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혁을 바라보았다.
연애를 하자는 그의 말에 지안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쳤지만 그에 비해 주혁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저 지안을 이용하겠다는 그 마음 하나로 연애를 제안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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