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가 걸을 수 있게 됐다고 너무 그렇게 좋아하지는 마.”
아름다운 남자.
크림색에 가까운 색으로 탈색한 장발의 헤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람.
“여전히 넌 내게 죄스럽고, 부끄럽고, 괴로워해야지. 안 그래?”
그 말에 예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처지를 자각했다.
죽어서도 벗겨지지 않을 손예림이 얻게 된 죄.
그가 멀쩡해진다 한들, 그 죄는 여전히 그녀를 짓누르는 업보였다.
임신이란 것을 하고야 말았다.
정한의 아기를.
하지만 예림은 그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유정한이 쥔 목줄은 손예림 하나면 충분하니까.
평균 4.5 (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