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동안 누나를 시험했어요.”
하연은 자신이 일하는 편의점에 수시로 찾아오던 꼬마의 말을 듣고 헛숨을 내뱉었다.
“그런데 누나가 처음으로 그 시험을 통과했어요.”
살짝 격양된 아이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했지만, 하연은 그저 아이의 귀여운 장난이겠거니 하며 물었다. 폭탄 발언을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내가 무슨 시험을 통과했는데?”
“지후의 엄마가 되는 시험요.”
“!”
그 이후, 우여곡절 끝에 아이의 시터로 취직하게 되지만, 공교롭게도 지후의 아빠는 하연의 최애인 강민제 관장이었다.
미술계의 미다스 손, 걸어 다니는 다비드상이라는 남자와 한집에 살게 된 하연은 날마다 심장이 남아나지 않고.
“요즘은 왠지 너밖에 안 보여.”
“누나는 언제 엄마가 돼요?”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는 계략 부자의 덫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우리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어.”
겹겹이 쌓인 시간과 인연 속에서 울고 웃다가
“난 너하나면 돼.”
어느덧 서로의 결핍을 채워줄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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