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사랑하지 말 것[단행본]

날 사랑하지 말 것

코피노 출신이자 재벌 안정구 회장의 혼외자 안지안.
단 한 번도 행복한 인생을 살아 본 적 없던 그녀 앞에 신은 잔인하게도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던졌다.
차라리 죽어 버릴까 싶던 그 순간 그녀를 살리고 하룻밤을 포근하게 안아주었던 신진그룹의 후계자, 강래환.
모든 기억을 잊기 전, 사랑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줬던 그 남자의 집안에서 혼담이 들어왔다.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늘 잔인하기만 했던 신이 모든 기억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던져준 축복일지 모른다고 믿었는데.
“나랑 결혼하려는 이유가 뭐죠?”
“내가 필요한 걸 당신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거든. 당신 아버지도 처리하고 싶은 귀찮은 게 있었던 모양이고.
그래서 성사된 거지, 이 결혼. 난 원하는 걸 얻고, 당신 아버지는 귀찮은 걸 처리하고.”
“얻어낼 것들이 끝나면요?”
“아마도. 버리겠지? 당신을?”
신은 결코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는 착한 성품을 지니지 않았다.
사랑하고 싶었던 남자에게 사랑 대신 버림을 선전포고 받은 그녀의 선택은 딱 하나.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요.”
“뭐?”
“기억이 다 지워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랑이라는 거 해보고 죽을 거거든요.
그러니까 눈 감아요. 내가 다른 남자 사랑하는 거. 싫어요?”
“내가 싫을 이유는 없지. 근데 당신도 내 요구 조건 하나를 들어줘야겠어.”
“뭐죠?”
“날 사랑하지 말 것.”
“뭐라고요…?”
“나 빼고, 무수히 많은 남자와 사랑해도 돼, 기억 잃기 전까지.
근데, 나는 사랑하지 마.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테니까.”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오만.
그 오만함은 서로에게 잔인한 비수를 꽂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은 탐했으나 사랑할 마음은 없다고 말하는 남자, 강래환.
그런 남자를 대신해서 다른 남자를 사랑해 보려는 여자, 안지안.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외면했던 그들의 돌고 돌아버린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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