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폭풍[단행본]

잔잔한 폭풍

죽은 연인에게서 갑자기 날아온 편지 하나.
서제희는 그 사람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주소와 글씨체는 그를 연상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지만 안의 내용은 그가 맞았다.
편지를 통해 그의 죽음과 관련된 것들을 찾아 나섰을 때, 우제윤이라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제가 보냈어요.”
“누구세요?”
그는 박현재가 아니다.
관리를 안 한 살짝 길지만 잘 어울리는 머리.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일 거라 생각해서 지었다지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카페를 운영하는 모델.
묘하게 자신의 앞에 몇 번이나 나타난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여러 생각들이 서로 뒤섞인 감정들과 함께 소용돌이쳤다.
“걱정, 안 해도 돼요. 다행히 죽을 이유는 없어서.”
“모든 사람이 죽을 이유를 품에 안고 살지 않더라도 그 마음은 충동적으로 일어나서요.”
“…나한테 바라는 게 뭐예요?”
“내일 다시 오라는 말만 하면 돼요. 바라는 건 없어.”
부정했던 마음의 소용돌이는 끝내 폭풍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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