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갈망

우아한 갈망

“숨 쉬어. 밤새 비서 잡아먹어서 졸도 시켰단 소린 듣기 싫으니까.”
거친 숨을 뱉어낸 남자의 서늘한 일침이 귓전으로 파고들었다. 호기롭게 나선 주제에 고작 이거냐는 조롱거리에 유나는 입술을 감쳐물었다.
다정한 말 따윈 하지 않는 그의 야속한 성정에 상처 받을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입이 썼다.
“기…절 같은 거 안 하니 걱정 마세요.”
뭉근하게 풀린 눈가에 힘을 준 유나가 애써 뱉어낸 말에 태준의 반듯한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등줄기를 타고 오른 전율이 머릿속을 너저분하게 울렸다. 기껏 참아낸 눈물이 긴 꼬리를 달고 창백한 뺨을 따라 흘러내렸다.
“…이제 상무님 눈에 제가 여자로 보이긴 하나요?”
늘 그렇듯 애가 아니라.
그 질문에 차태준이 황당하다는 웃음을 흘려보냈다.
“이게 어떻게 어린애 몸이야. 여자 몸이지. 많이 컸네. 민유나.”
목울대를 긁고 나온 저음에 담긴 감정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유나는 그가 자신을 민 비서가 아닌 이름으로 불렀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게 뭐라고 좋았다.
비록 하룻밤 상대에 불과하지만, 그토록 갈망하는 남자의 품에 안겼으니.
그녀에게 그는 하늘이었다.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려준 사람.
그래. 그는 어른이었다.
어른답지 못한 이들만 보았던 유나의 일생에서 처음 보는 어른.
의지하고 싶고, 바라보고 싶고 곁에 있고 싶었다.
다시없을 황홀한 밤에 후회 같은 건 없었다.
오히려 기뻤다.
그토록 사랑하는 남자와의 하룻밤 기억으로 마침내 그를 떠날 수 있을 테니.
태어나 처음으로 가진, 지독하게 쓸쓸한 삶에 유일하게 가진 우아한 갈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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