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미 같은 하자품이랑 결혼하기 싫으시잖아요. 제가 깨 드릴게요. 아주, 야하게.”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작한 거래였다.
“약혼을 깼으니, 책임을 져야겠지.”
“네. 대표님이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도록 이 몸 바쳐 도와드릴게요.”
“그래야 너도 원하는 걸 가질 수 있으니까?”
“네. 잘할게요.”
승계를 위한 허울뿐인 아내, 필요에 의한 단기간 파트너.
뭐라고 불리든 상관없었다.
차강일은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밝혀줄 유일한 등불이었으니까.
“사랑하는 척해. 우리 노친네 앞에서.”
“사랑하는 척만 하는 건 너무나도 쉬워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슬은 간절히 바랐다.
몸은 섞어도 마음은 섞이지 않길.
부디, 이 남자를 5년 전처럼 사랑하지 않길.
“그러니까…. 저한테 속지 마세요.”
발칙한 선전포고에 강일이 굶주린 짐승처럼 슬의 허리를 끌어 당겼다.
벌을 주는 것 같은 사나운 마찰에도 슬은 망설이지 않고 그의 목을 그러안았다.
“돌겠네.”
비릿한 미소를 짓는 남자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살면서 본 그 어떤 그림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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