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 씨와 결혼하고 싶단 말을 하러 왔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 결혼을 제의한 사람답지 않게,
남자의 얼굴은 흠결 없이 아름답고 고상했다.
해인의 아버지 민 대표는 돈 없다고 앓는 소리를 내며 호시탐탐 자신의 부인 치료비를 지원하지 않을 궁리만 하는 중이었다.
그런 해인에게, 모든 치료비를 지원하겠다는 우진의 조건은 유혹적이었다.
하지만 그와의 결혼 생활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당신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
불길한 예감에 해인이 그의 품 안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다.
“병원에 갔잖아.”
내내 느른함으로 물들었던 우진의 눈빛이 일순 소름 끼치게 번뜩였다.
“말해 봐.”
그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낮아졌다.
“왜 숨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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