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이거 받고 떠나요.”
먼 곳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라며, 선우의 모친이 돈을 건넸다.
은솔은 마다할 수 없었다.
선우는 정혼한 상대가 있다 했고, 그녀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었으니.
자취를 감추고 9년 뒤,
뇌종양 진단을 받은 은솔은 수술 전 한국행을 택한다.
선우를 봐야겠다는 욕심에서였다.
‘딱 1년, 마지막이니까.’
그저 멀리서만 지켜볼 생각이었는데.
“은솔. 네가 여기 왜 있어? 네가 뭔데 우리 펌에 있는 거야!”
“미안해. 이 큰 회사에서 설마 마주칠 줄은 몰랐어.”
어느 날 말도 없이 사라졌던 옛 연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장 해고라며 길길이 날뛰던 선우는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한다.
“사직서 가지고 왔어.”
“누구 마음대로? 내 비서실로 옮겨. 오늘부터 당장.”
“뭐?”
“지금 받는 연봉에서 두 배. 어때? 너 돈 좋아하잖아.”
그래, 이제 와 그의 주변을 서성이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믿게 내버려 두자.
“응, 나 돈 좋아해. 줄 수 있는 최대치로 줘. 그럼 할게, 네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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