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인 밤 [선공개]

길들인 밤

“결혼합시다. 당신과 합법적으로 잘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더라고.”
쌍둥이 언니 이예서의 갑작스러운 임신과 해외 도피.
서연은 그런 언니 대신 나간 자리에서 우연히 상사 지한을 마주쳤다가
그에게 기습 키스를 저질러 정체 발각의 위기를 모면한다.
“내가 누군 줄 알고 겁도 없이.”
“키스…… 다시 하면 잘할 수 있어요.”
지한은 어설프기 짝이 없는 서연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그날 이후 밤마다 서연을 찾게 되는데.
“그거 알아? 닿기만 해도 떠는 이예서 몸이 사람 미치게 하는 거.”
그러나 서연은 여전히 지한 앞에서 언니를 대신할 뿐이다.
이서연이 아닌 이예서.
계속 뜨겁게 맞닿아 오는 몸에 속절없이 빠져들 때마다
어김없이 귓가에 들리는 언니의 이름.
마음 한편이 쓰리지만 이 거짓말을 멈출 수가 없다.
언젠가부터 서지한, 이 남자가 가지고 싶어졌다.
***
“주 회장이 원하는 게 뭐지? 이 결혼? 아니면 내 약점?”
서연의 커다란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게 무슨 소리죠?”
서연은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여기서 더 일이 커지길 원하지 않았다.
“생각을 좀 해 봤어. 이서연은 왜 나를 속였을까.”
덜덜 떨리는 것을 감추기 위해 턱에 힘이 들어갔다.
“이거 놔요!”
“못 놓겠다면.”
“왜요? 또 잠이라도 같이 자 드려야 하나요?”
“그렇다고 하면 같이 자 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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