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또 웃었다.
“자신하지 말지.”
하지만 이번의 웃음은 건조했다.
“그러면 꼭 한번 그 취향 꺾어 보고 싶어지는데.”
“왜, 제 애인이라도 되시게요?”
그 웃음이 은조는 불쾌했다. 대답조차 하지 않는 남자의 오만이, 가당치도 않다는 듯 비웃는 남자의 태도가 자꾸만 은조를 불쾌하게 했다.
“애인은 됐고.”
남자의 눈이 느리게 은조를 훑었다. 고작 그뿐인데 왜인지 은조는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주먹을 쥐고 꿋꿋이 견뎠다.
“잠깐 놀아 줄 수는 있는데.”
“…….”
“어떻게, 한번 놀래?”
한없이 가벼운 투. 목구멍 아래 깊은 곳이 들끓는다. 수치심인가. 모멸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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