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라는 말…… 안 듣고 싶어.”
“선배, 그건…….”
“네가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나였으면 해.”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수영과 혁준은 둘도 없는 가까운 사이였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누구라도 두 사람이 사귄다고 생각할 만큼.
그러나 두 사람은 항상 입버릇처럼 ‘연애’는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5년, 두 사람은 숱한 나날을 함께 보내왔다.
수영도, 혁준도 서로에 대한 감정을 부인하거나 감추지는 않았다.
사귀자느니, 사랑하느니 하는 직접적인 말을 주고받지 않았을 뿐 자신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 않았다.
언제까지 미적거리며 이런 관계를 고집하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사랑을 고백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놓쳤던 것뿐.
연애 아닌 연애를 즐기고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견고했고, 서로를 향한 사랑을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수영의 전 남자 친구가 같은 회사에 입사하면서 둘의 사이는 틀어지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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