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첫눈에 반한 남자였다.
여태껏 선본 남자와는 다르게 예의와 배려가 있는 다정한 남자.
무엇보다 독보적이고 압도적으로 수려한 남자.
“여우 같다는 소리 자주 듣죠?”
“글쎄요. 기억하는 바로는 단 한 번도 없는데.”
“그럼 앞으로도 듣지 말아요. 특히 여자한텐 더더욱.”
그래서 난생처음 직진했다.
첫눈에 반한 것도 모자라 푹 빠져 버린 상대한테.
“너무 뻔히 보여서 재미없어요?”
“다른 건 모르겠고, 편해서 좋긴 합니다.”
‘좋다’는 표현만이 뇌리에 남았다.
수풀을 뒤져 얻은 네 잎 클로버처럼, 모래를 걸러 얻은 사금처럼
오로지 그 말만 값지게 반짝거렸다.
조건처럼 붙은 ‘편하다’는 수식은 의식 저편에 아무렇게나 처박아 버렸다.
그 대가가 제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 줄은 생각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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