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가을 [단행본]

어쩌다, 가을 완결

비의 계절이 끝나고, 여름이 찾아왔다.
재영은 조금 전 학생들이 향했던 길을 그대로 질주했다.
“야! 거기, 너. 잘 들어. 이거 학교 폭력이야. 알지?”
열 하고 여덟, 뜨거운 여름을 닮은 그녀의 이름은 남가을이다.
가을은 재영의 휴대폰을 호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으며 말했다.
“아저씨, 내 말 잘 들어요. 제 얘기 끝나면 휴대폰은 돌려드릴게요.”
아무리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 봐도 영 먹히질 않는다.
계절의 흐름 속에 친구가 된 두 사람.
“아저씨, 나 신발 끈 좀 묶어 줘요. 풀어졌어.”
넌 손이 없니. 발이 없니.
재영은 또 생각했다.
친구 생긴 것 맞니.
그냥 노예 된 거 아니니.
스물여섯 우재영과 열여덟 남가을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
어쩌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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