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꼬시려고 넌 어떻게 했어?”
“……엄마는 뇌병변장애인이었고, 아빤 농인이었어요.”
“너 어디서 상상력 풍부하단 소리 많이 듣지?”
수진은 생긋 웃었다.
“돌아가세요, 취했어요.”
분명 그랬던 남자였다.
한혜영.
한국 경제를 틀어쥔 최대 기업 KS 전자의 차남이자 망나니.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고,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그런 방탕아이자,
수진을 절망의 구덩이에서 끌어 올려줄 유일한 남자.
그러나 결국 수진을 버린 남자.
다른 남자와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 날,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이 남자와 왜 이렇게 더럽게 엮였는가를.
“지긋하게 가난을 싫어했잖아.”
“…….”
“너를 건져 올릴 테니까 결혼은 나와 해.”
제게는 어째서 이런 날조차도, 다른 여자가 애를 가지고, 눈이 오고, 눈발이 휘날리고, 납치당하고. 어째서.
“수진아.”
부르지 말아요, 그 이름.
“이수진.”
제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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