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과 썰물의 소리 [단행본]

밀물과 썰물의 소리 완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유산을 정리하던 중 눈에 띈 것은 어머니 고향에 있는 건물.
건물까지 마련해 둘 정도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었나.
어쩌면 그에게 무관심했던 어머니에 대한 복수….
그 건물을 팔기로 했다.
<요한이네>라는 간판이 달린 빵집.
빵은 있는데 주인도 손님도 없다.
장사를 하긴 하는 걸까?
임대료를 낼 수는 있는 거야?
어머니가 이런 빵집인 것을 아시고도 임대차 계약을 유지했는지 궁금했다.
“어서 오세요.”
헉헉거리며 들어오는 여자의 무릎에 눈이 잔뜩 묻어 있었다.
넘어졌나?
눈길을 읽었는지 여자가 무릎을 털고는 손을 비볐다.
손끝이 새빨갛다.
“아주 잠깐 비웠는데, 그새 오셨네요?”
추위에 코끝도, 귀도 빨개진 여자가 그를 빤히 올려다보았다.
동그란 눈이 충혈된 까닭에 토끼처럼 보였다.
눈처럼 하얀 토끼.
그의 머릿속 이야기의 장르는 동화로 바뀌어 버린다.
“사장님, 갑자기 왜 마음을 바꾸신 겁니까?”
건물을 안 팔기로 했다.
왔다 갔다 하는 게 인생이니까.
바다처럼,
인생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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