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장은 사람에 대한 선이 분명한 것 같아요.”
“낯선 기분이 어려워서 그래요. 낯선 사람과 어떻게 아는 사람이 돼야 하는 건지, 어느 순간부터 그게 어려워졌어요. 우습죠?”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다행스러워요.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거라고 대답할까 봐 걱정했어요.”
낯섦이라는 감정은 모르는 사람에게 느끼는 경계심이 아니다.
낯섦은 자신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맺어질 것 같은 사람에 대한 경계이다. 자꾸만 눈에 밟히는 사람 말이다.
그리움이니 애틋함이니 하는 것들만 위험한 건 아니다.
이런 사람이었구나…….
몰랐네, 이런 사람인 걸…….
어느 한 사람에 대해서 깨달아지는 게 많아질수록 낯선 감정 또한 커간다.
사람이 낯선 게 아니라 새롭게 시작될 것 같은 관계가 낯선 것이다. 아니, 두려운 것이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관계…….
그것들에 대한 낯가림이 컸던 것뿐이다.
어쩌면 그건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게 돼 버린 마음의 반영이었던 것도 같다.
지독한 이별을 겪고 난 뒤 사람에 대해, 사랑에 대해 어떤 기대도, 믿음도 가질 수 없었던 지안은,
오랜 시간 함께 ‘일상’을 공유하며
어느 순간 낯섦을 헤치고 다가오는 우혁에게 점점 익숙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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