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와 결혼하는 조건은 단 하나였다.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계획하여 아이를 가져야 합니다.”
“가능한 한 최대한 빨리.”
연주는 그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그 조건을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
“정말 감당할 자신 있어요?”
그의 굵은 음성이 나지막이 뒤따랐다.
“난 가능한 모든 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인데.”
또렷한 눈빛의 연주가 답했다.
“네. 감당할 자신 있어요.”
노력하면 아이는 금세 찾아올 줄 알았다.
아이가 생기면 그의 애정이 깊어지리라 희망을 품었다.
아이가 생기면 더는 외롭고 숨 막히는 삶은 없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그 유일한 소망은 결혼 2년 만에 무너졌다.
“유감스럽지만 지금 상태로선 아이를 가질 확률이 희박합니다.”
사형선고와도 같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연주의 모든 희망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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