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처럼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느새 피었다가 어느새 지더라고요.”
“서글픈 꽃인 건가요?”
“그리고 다시 어느새 피죠.”
스물일곱, 지독한 사랑의 상흔으로 또다시 누군가를 믿게 되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조차도 생기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랑한 만큼 그 상처는 너무나 컸기에.
그러나 오랜 시간 조용히 스며드는 가랑비처럼
잔잔하게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는 남자에게 언젠가부터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이 남자와 함께라면 볼썽사납게 져버린 꽃잎조차 아름다울 것 같았다.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처럼 들려서.
봄이면 어지러이 바닥을 뒹구는 목련이 그저 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피는 것처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좋은 것들은 다시 되돌아온다는 그의 말에
비로소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또다시 사랑이라는 파도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다시 핀다는 말, 듣기 좋았어요.”
“좋은 것들은 돌아오죠. 우리를 아프게 한 것들은 떠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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