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 (天狐)> 권태로운 영생(永生)을 보내며
천호(千狐)가 되기만을 기다리던 구미호 호림.
인간과 여우의 조화를 담은 버려진 땅의 금서(禁書),
호인계서(狐人係書)가 열리고 그는 여우 구슬을 도둑맞는다.
“날 도와주면 일엽초를 찾아다 주겠다.”
구슬을 훔쳐간 미랑을 뒤쫓던 중 만난 여인, 은한.
차갑게 닫힌 마음 사이로 그녀가 흘러들기 시작한다.
“……호림.”
처음이었다. 인간에게 제 진짜 이름을 알려준 것은.
“참…….”
잔인할 만큼 해사한 웃음이 그에게로 밀려든다.
그 위험천만한 것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내뿜는다.
“……좋은 이름입니다.”
호림은 가마득한 그 혼돈 속에서 생각했다.
지금껏 삼켜지는 건 그녀가 아니라 그였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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