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서 왔어. 채이연이, 이연이 누나가.”서도흔이 새로운 경호원으로 나타난 순간,채이연은 추억인지 미련인지 모를 3년 전의 그 기억을 마주하고 만다.차가운 콘크리트 벽이 시폰 셔츠를 입은 그녀의 등에 닿았다.가두듯 두 팔을 뻗어 벽을 짚은 도흔이 무감한 시선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뭐 하는 것처럼 보일까?”“비켜. 소리 지르기 전에.”“내가 뭘 했나? 아무 짓도 안 했는데.”바라보는 시선만으로 발가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왜 서도흔 앞에만 서면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걸까?도흔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을 가만히 훑자, 이연이 얼른 손목을 잡았다.“고용인한테 이러면 안 되지.”차갑게 말을 뱉은 이연이 그를 무섭게 쏘아볼 때였다.성마르게 내려앉은 뜨겁고 촉촉한 입술에 정신이 혼미해졌다.며칠 전 헤어진 연인처럼 다정하지만그럼에도 전신을 휘감는 맹독을 맞은 것처럼 위태로운 키스.소멸해 가는 이성을 그러모아 손을 뻗어 도흔의 뺨을 때렸다.“오늘부터 넌 해고야.”<[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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