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내 삶에 지독한 흔적을 남긴 건 너야, 천혜윤.네가 도망친 세월보다 훨씬 더 잔인하게 괴롭혀 줄게, 넌 내 것이니까.탐욕과 농락의 밤으로 미치게 만들어줄게. 내가 보낸 고통의 시간에 비례해서···.해안그룹 차남, 남주환. 유학을 다녀와서, 신사답게 굴려고 다짐했다.그러나, 그 마음도 얼마 가지 않았다.제 아버지 비서로 임명된 천혜윤, 그 고고한 낯짝을 보자마자 그는 속이 뒤틀려버렸다.“제길, 목발 짚는 사람은 아버지로도 족하다고. 꺼져.”교통사고로 걷지 못하는 주환을 가차없이 떠난 혜윤이었다.실족사고를 당한 제 아버지처럼, 걷지 못하는 남자는 죽어도 싫다는 비수 같은 한 마디에 주환의 모든 삶이 그대로 무너졌다그렇게 도망친 첫사랑이 아버지를 깍듯이 모시는 비서로 나타났다.주환은 해안가로 제 발로 기어 온 혜윤을 탐하려 든다.도저히 제 것이 아니고는 못 배기게, 스스로 기어 안기도록 길들이리라 다짐했다.“오늘부터 내 비서 해.”“네?”“남 회장, 그 노인네 취향이 나랑 같아서 말이야. 싫어?”주환은 미치도록 제 품 안에서 소유욕을 만끽하고 싶었다.끊임없이 증오로 점철된 밤을 선사하리라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그런데, 그 끝없는 다짐이 무색하게 제가 준 상처도 잊고 당돌하게 까분다.“이사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얼마 주실 건데요?”또 그 벌레 보듯, 혐오하는 혜윤의 여과 없는 눈빛이 주환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다.“하, 뭐?”과연 혐오하는 둘 사이에 지울 수 없는 더 큰 상처로 남게 되지는 않을지,주환의 타락한 첫 순정의 행방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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