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 손에 기어이 죽고 말 거야.]거칠 것도 두려울 것도 없는, 생 날것의 야생마 같은 남자, 진 태오.눈 덮인 황량한 벌판 위, 위태롭게 선 여자, 고 설원.10년 전, 짧은 만남이 잔상처럼 남았다.“너는, 저 애들과 다를 것 같지?”저를 올려다보던 서늘한 눈빛,찢어진 셔츠 사이로 보이던 화상의 흉터, 당돌한 눈빛과 달리 질끈 문 아랫입술이.자그마치 10년이었다.여자를 안는 일에, 이렇게 공을 들인 적은 없었다.선택지는 많았고, 결정은 제가 했으며 끝은 오차 없이 깔끔했으니.“…좋아해요.”뒤꿈치를 든 자세 그대로 망부석처럼 선 제 어깨를 감싸 쥐고 귓가에 입술을 가져간 여자가 제 귓불을 가볍게 무는 순간, 알았다.아, 나는 오늘 밤 기어이 무너지겠구나.이 작은 여자의 발밑에서 개처럼, 할짝할짝 하다못해 꼬리까지 흔들겠구나.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눈 덮인 벌판 위를, 생 날것의 야생마가 질주하기 시작했다.<[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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