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제.이상한 여자애였다.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토끼굴이라도 있을 것 같은 정원에서 불쑥불쑥 말을 붙일 때부터.“나랑 편 먹을래요?”맹랑한 물음에 태어나 처음 그는 말문이 막혔다.“내가 만만한가 보다?”무슨 소리를 했다고 얼굴은 또 복숭아처럼 물드는 걸까.미움밖에 없는 그의 세상을 파고드는저 동그란 머릿속이 자꾸 궁금해졌다.이하경.그해 여름, 무례한 남자가 나타났다.“기분 나빠. 소가 핥은 것처럼 생겨서는.”그해 가을, 가족을 송두리째 잃은 하경에게 위로가 되었다.“괜찮은 척하지 마. 안에서 아픈 건 못 고쳐.”그해 겨울, 그의 편이 되고 싶었다.“해요. 정략결혼.”그해 봄, 그와 헤어져야 할 때였다.“이혼해요. 2년이면 충분해.”마지막, 이혼 전야.“당신 아이를 가졌어요.”필요로 이어져 어느새 사랑이 되어 버렸다.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낳고 싶었다.“지워.”그의 차가운 말에 절망으로 도망쳤다.“낳을 거야. 내 아이니까.”<[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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