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살의 첫 만남 이후 12년이 지났다.윤태서는 고은조를 향한 애증 때문에 미칠 것 같다.남들은 모른다. 아무도 은조의 이면을 모른다. 아는 사람은 다 사고를 당했거나 죽었다.“그러니까 지금…… 끝내자고?”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뛰쳐나간 은조가 정말 연락 두절이 됐다.그리고 한 달 후.“고은조 씨 남자 친구 되십니까? 여긴 S병원인데요.”맨발로 도로에 뛰어들어 차에 부딪혔다고 했다.목숨엔 지장이 없지만 충격 때문인지 도통 기억을 못 한다고.정말 기억상실일까?혼란스러운 얼굴로 자신에게 매달리는 은조의 말간 얼굴을 대하자 나쁜 생각이 스며들었다.“집에 가자. 우리 둘, 같이 살거든.”고은조, 이번엔 네가 당할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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