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피지컬에 황홀한 얼굴, 그리고 망한 인성.하키 선수 권태준을 수식하는 말은 그러했다.그 더러운 성질머리를 제가 겪게 될 줄은 몰랐는데.“쓸데없이 나서지 말고 비켜. 진흙탕에 같이 뒹굴고 싶은 거 아니면.”마음의 평화를 위해 내려온 고향, 무영에서은하가 마주한 건 피투성이가 된 권태준이었다.사고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다던 남자가 여기 있을 줄이야.“몸져누워 있는 환자인 줄 알았는데 힘이 펄펄 넘치셔서 안심이네요.”“왜. 몸져누웠으면 간호라도 해 주려고?”“그 입만 조금 닫아 주시면, 간호 못 할 것도 없죠. 아픈 사람한테.”푸른 눈이 은하를 또렷이 응시했다.“많이 컸네. 지은혁이 유난스럽게 싸고돌던 꼬맹이가.”“…….”“다 커서 빈정거릴 줄도 알고.”낮게 깔린 목소리는 깊숙한 동굴 안에서 울리는 것처럼 음산했다.그 순간, 머릿속에 더는 이 남자를 상대하지 말라는 본능적인 경고가 울렸다.홀린 것처럼 빠져드는 복숭아색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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