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강압적 관계, 폭력 등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 이용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에그루는 유명한 호구였다.
하나뿐인 친우에게 속아 막대한 빚을 질 만큼.
“시팔,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
“말해 봐, 에그루. 계약서에 사인 누가 했어.”
“네가 한 거잖아. 네 못생긴 손으로.”
투자를 권유했던 레비안은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우는 에그루를 웃으며 달랬다.
“그래도 나처럼 널 봐주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안 그래?”
그로부터 6년 후, 여전히 빚을 갚지 못한 에그루는
금화 30만을 빌리기 위해 성기사단장으로 취임한 동생을 찾아가게 된다.
하나뿐인 남동생, 디엘리제에게서 돌아오는 반응은 싸늘하다.
“돈은 줄게, 형. 그깟 푼돈 못 줄 것 없지.”
“나 버릴 때는 언제고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 보는 내가 다 속상하네.”
결국 빚을 갚지 못한 에그루는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친구와 동생을 떠나게 되는데…….
***
[사랑허눈 동셍 디엘리제, 소중안 틴구 레비안.
그동안 신새 마니 저서 미아나고 고마어. 꼭 머쩌저서 도라오게.]
“한 번 버린 걸로는 모자랐나 봐….”
낡은 집 안을 둘러보며 디엘리제는 중얼거렸다.
빛바랜 쇠붙이를 긁듯이 선득한 저음이었다.
“이번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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