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간(Companion)

반려인간(Companion) 완결

“짐승은 짐승답게 키울 생각이다.”

이상한 세계로 납치된 것도 모자라 권력가의 애완동물이 되었다.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 ‘펫’이.

이곳은 동물 형상을 한 사람들의 세상.
그리고 내 주인은 거대한 흑표범 수인.
내가 그들처럼 지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들키면 살처분당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선
어릴 적 키우던 말티즈 흉내를 내서라도 주인을 속여야 했다.

* * *

“괜찮아, 괜찮아.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시, 싫어. 넣지 마.

“체온을 재는 것뿐이다. 착하지.”

“읏.”

내 안으로 들어오는 체온계의 냉기를 느끼며, 나는 이를 악물었다.

울음소리를 흘리지 않게.
혹시라도 사람의 말소리를 내지 않게.
진짜 애완견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테니까.

내 주인이 큼직한 손으로 나를 쓰다듬었다.

“우리 미로, 참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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