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류인하와 을 정서진.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거래. 2년짜리 결혼 계약.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프러포즈였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너도 내 제안, 괜찮다고 생각하잖아.”
“저는 너무 어리고 오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은데.
다른…… 사업하시는 분들 따님이 더 적당하지 않을까요……?”
9년 동안 짝사랑한 남자의 계약 결혼 제안.
정서진은 평생 ‘류인하의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선언처럼 들렸다.
“안 될 이유는?”
“…….”
“지금 조건이 마음에 안 들어?”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발병, 흔들리는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서 사랑받는 척해야 하지만 결코 사랑해선 안 되는 계약.
그녀 혼자만 지옥에 들어가면 모두가 만족한다.
“계약, 할게요.”
“우린 괜찮은 파트너가 될 거야.”
아내가 아닌, 계약 파트너로서 서진은 마음을 정리했다.
“우린 그냥 법적으로 엮인 사이일 뿐이야.”
“……그렇, 죠.”
“너는 내 승계를 도와주고, 나는 네 아버지 치료를 도와주고.”
계약 결혼에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미련한 마음을 자책하며 견뎌 온 2년.
결혼을 유지할 이유도 사라졌는데.
“계약을 연장한다는 선택지도 있어.”
“……이제 지긋지긋해요. 전부 다.”
그에게서 돌아선다.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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