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임경은.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사회성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아예 없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그렇게 된 건 중학교 때 당한 집단따돌림 때문이었다. 그 뒤 정신과 진료도 받아보고 이런 저런 노력들을 해보았지만 그녀는 회사에 근무하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은따 신세였다. 그런 그녀를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인사팀의 팀장이었다. 강현준.제국전자의 상무이사. 회장의 아들인 그에게 사내 여직원들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었다. 비서실을 통해 자신의 사생활이 흘러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내에서 가장 과묵한 사람을 비서 자리에 앉히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경은만큼 적절한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녀라면 말이 새어나갈 염려가 전혀 없었다. 그녀를 상대해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