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땐 밀실이었다.
“뭔가 기억하는 게 있습니까?”
“…아니요. 아무것도 기억 안 나요. 그쪽은요?”
“전혀 안 납니다.”
벽에 적힌 흐릿한 30. 귓가를 울리는 이명.
“제일 먼저 깨어나신 거예요?”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는 척하는 게 아니라면.”
옆에 있던 남자가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떼어 내며 나직이 대답했다. 그러곤 무어라 말하려는 듯하다가 입을 다물고 빤히 쳐다봤다. 딸깍거리는 라이터 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왜요?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요?”
의아하게 묻자 남자는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아는 사이 같아서.”
일러스트: 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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