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사랑이었다. 우리의 사랑은 처음부터 삐뚤어졌다. 스물셋, 혈기 왕성한 나이의 승하에게 열다섯의 어린 정혼녀가 생긴 날.그때부터 갈망이 자랐다. 티 없는 그녀의 유일한 흠결이 되고자 한 갈망. 내게 네가 유일무이하듯 네게도 내가 유일무이하기를 바라는 갈망. 그녀에게 씻어내지도, 지워내지도 못하는 흠결이 되고자 승하는 내내 결혼식만을 기다렸다.“주례사를 들어보니 반려의 뜻이 평생 짝이 되는 동무래요. 우리가 서로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봐요.”시작은 순조로웠다. 은애의 눈동자에 자신이 담긴 게 좋았고, 그녀가 나만을 품길 바랐다. 해선 안 될 일을 자행하면서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했다. “당신의 가스라이팅으로 모든 관계가 단절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됐어요. 어떻게, 어떻게 이런 걸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그랬기에, 은애의 울부짖음 앞에서도, 서로에게 서로뿐인 이보다 이상적인 관계가 어딨느냐며 반문했다. “죽어도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죠. 당신이 그런 사람이에요.”그러던 어느 날. 고작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은 아내가 죽었다.죽일 놈은 그인데, 아내가 죽었다.[본 작품은 15세 이용가로 재편집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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